강아지 디스크? 척수염? 우리 강아지 ‘다이아’의 진짜 진단과 회복 이야기
강아지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“디스크인가?” 하는 걱정을 해보셨을 거예요. 우리 가족도 얼마 전 큰 충격과 걱정을 겪었습니다. 처음엔 디스크라고 생각했지만, 진단 결과는 척수염이었습니다. 증상도 비슷하고, 급격히 악화되기도 하며, 치료 방향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.
🐾 증상의 시작 – 3주 전 어느 날
지금으로부터 약 3주 전, 올해 9살이 된 우리 반려견 ‘다이아’는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어요. 평소 활발하던 아이가 꼬리를 말고 허리를 구부린 채, 부들부들 떨면서 어쩔 줄 몰라 했죠. 순간적으로 낑낑거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몸을 여기저기 만져보니, 허리나 목 쪽에서 통증 반응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. 딱 봐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.
바로 다니던 동네 병원으로 데려갔고, X-ray 촬영을 했지만 뚜렷한 이상 소견은 없다고 했습니다. **“디스크일 수 있으니 스테로이드 약을 먹여보자”**는 말과 함께 일단 약을 받아왔습니다.
⏳ 1주일 후, 호전 → 산책 → 급격한 악화
스테로이드를 먹인 지 약 1주일 후, 다이아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아졌어요. 통증도 줄어들고, 비틀거리긴 했지만 뒷다리로 걷기도 했죠. 그래서 기분 전환 겸 평소보다 아주 짧게 산책을 시켰는데…
그날 저녁, 상태가 처음보다 더 나빠졌습니다. 목에 경련처럼 힘이 들어가고, 틱처럼 고개를 한쪽으로 꺾더니, 구토까지 했어요. 밤새 너무 힘들어하길래 바로 다음 날, 동네 병원이 아닌 2차 진료 가능한 큰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.
🧠 신경학적 검사와 의심 – 디스크 같지만 다른 느낌
2차 병원에서는 신경 반사 테스트를 하고, 허리와 목 부위를 눌러보며 반응을 확인했어요. 수의사 선생님도 처음엔 디스크를 의심했고, 한방 침 치료도 병행해보자고 했습니다. 하지만 상태는 여전히 호전되지 않았고, 저희 가족은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MRI 촬영이 가능한 대형 동물병원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.
💸 MRI 비용 걱정…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?
사실 MRI는 강아지에게도 고비용 검사입니다.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보통 한 부위당 150~200만 원까지 한다고 나와 있었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정말 컸어요.
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병원은 MRI 기본 1부위가 약 80~90만 원, 부위 추가 시 30~40만 원씩 추가되는 구조였어요. 우리는 머리, 목, 허리 총 3부위를 검사했기 때문에 총비용이 약 150만 원 정도 들었고, 이 정도면 생각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🧬 최종 진단 – 디스크 아님, ‘척수염’이었다
MRI 결과, 수의사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.
“디스크는 약간있지만, 원인은 척수염입니다. 특히 허리와 목중에서 목 쪽이 심한 편이고, 염증이 **뇌까지 퍼졌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.”
다행히 뇌까지 퍼지지는 않았지만, 이미 목 쪽 척수에 염증이 심하게 번져 있었고, 이로 인해 통증과 후지 약화(뒷다리 마비)가 생긴 것이었습니다.
🏥 입원과 치료 – 그리고 갑작스런 하반신 마비
다이아의 치료는 외과 및 내과 수의사님의 판단아래에 치료가 진행되었습니다. 수액도 맞고 24시간 케어를 받으며 통증증상은 호전되어가고 있었습니다. MRI 촬영 후 다이아는 약 4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. 하지만 퇴원 즈음에 하반신 마비가 더 심해져 걷지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고, 배변을 전혀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. 수의사는 염증이 가라앉을때까지 스테로이드 치료 외에는 추가적인 조치는 없고,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습니다.
💊 스테로이드 치료와 부작용
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지만,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합니다. 다이아 역시 아래와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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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갈증(물을 과도하게 마심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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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식증(식욕이 급격히 증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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숨을 헐떡이거나, 목을 간지러워하는 행동
이런 증상은 스테로이드 치료 중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, 수의사와 상의하여 필요시 용량 조절이나 대체 약물 변경이 필요합니다.
🔄 놀라운 회복의 시작
퇴원 후 다이아는 하루하루 다르게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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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원 후 3일째, 소변 및 대변을 하루에 한 번씩 자발적으로 보기 시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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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원 후 4일째, 뒷다리에 살짝 힘이 들어가며 스스로 움직이려는 모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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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일째에는 대소변을 원래 보던 장소로 가려는 시도를 했고, 비틀거리긴 해도 두 발로 서서 용변을 봤어요.
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짖는 소리도 다시 들을 수 있고, 아직 산책은 금지지만 유모차를 통해 기분 전환 중입니다. 오메가3도 식사에 섞어 급여하고 있고, 6개월간 약물치료가 예정돼 있어요.(오메가3[피쉬오일]도 염증이나 뼈에 좋다고해서 수의사분께 상의 후 급여하는 중이에요~!)
📚 디스크와 척수염, 어떻게 다를까?
구분 | 디스크 | 척수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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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인 | 디스크 탈출로 인한 신경 압박 | 바이러스, 자가면역 반응 등으로 인한 염증 |
주요 증상 | 통증, 후지 마비, 보행 이상 | 통증, 보행 불가, 발작, 구토, 고개 경련 등 |
진단법 | X-ray, MRI | MRI, CSF 검사 |
치료법 | 스테로이드, 수술 | 스테로이드, 항생제, 면역억제제 |
🐶 마무리하며 – 지금도 회복 중인 다이아
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, X-ray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우며, 디스크로 오진되기 쉬운 척수염 같은 신경계 질환은 MRI를 통해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. 비용 부담이 크긴 하지만, 상태가 빠르게 나빠지는 경우엔 꼭 정확한 진단과 조치를 늦추지 마세요.
다이아는 아직 완치된 건 아니지만, 지금도 회복 중이고,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희망을 얻고 있어요. 강아지 척수염에 관한 글이 생각보다 찾기 어렵고, 정보를 얻기 어려워 비슷한 증상으로 고민 중이신 분들께, 이 글이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.